지프와 닛산, 마렐리 파산 신청

마렐리, 파산 보호 신청

세계 최고의 자동차 부품 공급업체 중 하나인 마렐리가 최근 미국에서 챕터 11 파산 보호를 신청했습니다. 마렐리는 닛산, 지프, 닷지, 램 등 주요 자동차 제조사에 조명 시스템과 전자기기, 기타 중요한 부품을 공급하는 대형 기업입니다. 모회사인 스텔란티스는 법원 서류를 통해 팬데믹으로 인한 혼란, 글로벌 관세, 전기차로의 산업 전환 등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이러한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 반도체 부족, 관세의 영향

마렐리의 이야기에서 볼 수 있듯이, 코로나19 이후 자동차 산업의 환경은 매우 불안정해졌습니다. 마렐리는 팬데믹 중 발생한 인력 부족과 원자재 조달 문제로 오랜 기간 동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에 더해 글로벌 반도체 부족이 발생하자 자동차 제조사와 부품 공급업체의 공장 가동이 중단되었죠.

마렐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올 초부터 시행된 자동차 산업 관세였습니다. 트럼프 정부가 수입 차량과 부품에 대한 새로운 관세를 발표하면서, 국제 무역에 크게 의존하던 마렐리와 같은 기업은 회복할 기회를 잃었습니다.

EV 시장 대응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에 자원을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마렐리 같은 공급업체들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하기 위해 큰 자금을 쏟아부었습니다. 혁신적인 EV 플랫폼을 만들고 지원하기 위해 업계 전반에 걸쳐 수천억 원이 투입되었지만, 전기차 수요가 감소하고 제조사들이 시장 변화에 대응하여 일정을 조정하면서, 마렐리는 적은 주문과 재정적 부담을 떠안게 되었습니다.

마렐리의 챕터 11 신청은 앞으로 이 업계에서 어떤 일들이 닥칠지 경고하고 있습니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불확실한 가운데 공급업체들은 촉박한 수익률로 운영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재정적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마렐리는 파산 신청에도 불구하고 운영을 계속할 예정입니다. 이는 단순한 해산이 아닌 전략적 구조조정인 것이 큰 차이입니다. 마렐리는 채권자들로부터 약 1조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하여 챕터 11 과정을 거치는 동안 운영할 계획입니다.

마렐리는 80% 이상의 상위 채권자들로부터 지원을 받고 있으며, 약 5조 원의 부채 중 상당 부분을 주식으로 전환하여 실제로 사업에 대한 통제권을 채권자들에게 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현재 마렐리는 고객사와 몇 가지 미결 사안이 있습니다. 스텔란티스와 닛산은 파산 신청에 명시된 최대 무담보 채권자 중 하나입니다. 마렐리는 스텔란티스에 5673억 원, 닛산에 3912억 원을 빚지고 있습니다.

닛산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밝히며, 마렐리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동시에 공급망이 중단되지 않도록 다른 고객사와 조율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현대 자동차 생태계의 상호 연결성

지금은 마렐리가 운영을 지속한다고 하지만, 현대 자동차 생태계가 얼마나 섬세하고 상호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관세, 팬데믹, 공급 부족, 기술 전환은 단순한 자동차 제조사의 장애물이 아닙니다. 자동차 산업을 뒤에서 운영하게 해주는 기업들에게는 생존의 문제이기도 합니다. 마렐리가 처음이지만 마지막은 아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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